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작곡 배경과 에피소드
1850년 무렵 프랑스 파리에는 마리 뒤플레시스(Marie Duplessis)라는 사교계를 주름잡던 코르티잔(귀족이나 왕족 등 상류층을 상대하던 화류계의 여인)이 있었습니다. 이 여인은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았지만 특히 '삼총사',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작가 알렉상드로 뒤마의 아들, 뒤마 피스는 특히 그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24살 되던 해에 부자는 6개월 동안 스페인 여행을 다녀왔는데 안타깝게도 그 사이에 마리 뒤플레시스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슬픔에 빠져 있던 뒤마 피스가 자신의 이야기를 썼는데 그것이 '동백꽃을 단 아가씨'였고, 이 이야기는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대본으로 써 파리에서 상연을 하였는데 마침 파리에 머물고 있던 베르디가 이 공연을 보고 감동을 받게 됩니다. 당시 베르디는 부인과 세 아이들을 잃고, 한동안 실의에 빠져 좌절만 겪다가 나부코를 시작으로 에르나니, 맥베스 등이 성공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나부코에서 주역을 맡았던 소프라노 가수 주세피나 스트레포니와 사랑에 빠져 동거를 하고 있었습니다. 비록 베르디가 홀아비가 된 상황이었지만 당시에는 재혼이 그리 자유롭지 않은 시대였고, 주세피 나는 미혼모였기에 사회적으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런 사회적 편견과 오해를 피해 몇 년 동안 파리에 머무는 동안 이 연극을 보고, 마치 자신의 이야기인 듯 큰 감동을 받아 1853년 대본작가 프란체스코 마리아 피아베(Francesco Maria Piave)에게 불어를 이탈리아어로 바꾸고, 약간의 각색을 하여 대본을 쓰게 하고, 불과 한 달 반 만에 대작 '라 트라비아타'를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베르디가 오페라 리골레토와 일 트로바토레로 성공의 성공을 쌓아가던 시기였기에 더욱 자신감과 의욕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1853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초연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베르디의 의욕과는 달리 초연에서는 최악의 실패로 겪게 됩니다. 초연 때 결핵으로 죽어가는 비올레타 역을 맡은 소프라노 살바니 도나텔리는 덩치가 크고, 뚱뚱해서 비올레타의 가녀리고 창백한 이미지와 전혀 맞지 않았고, 알프레도 역을 맡은 테너는 감기 때문에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거기에 더해 당시의 오페라들은 신화나 역사물, 또는 문학작품이 원작인 것에 비해 라트라비아타는 그 시대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하여 귀족과 사교계의 여인의 사랑이야기가 파격적이어서 관객들이 불편하게 느꼈습니다. 이후 혹평을 받았던 베르디는 내용을 약간 수정하고 배경도 1700년대 파리로 변경하여 새로운 캐스팅으로 다시 베네치아에서 재공연을 하여 성공을 거두게 되고, 이후 전 세계에서 공연이 되면서 지금까지 명작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결국 성공을 거두었지만 베르디는 원래의 의도대로 같은 시대의 배경이 공감받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늘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라 트라비아타'는 길을 잘못 든 여인이라는 뜻이지만 일본에서 번역할 때 원작의 제목 '동백꽃을 단 아가씨'에서 따와 '춘희(椿姬)'라고 번역을 하였고, 우리나라에도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오페라 '라트라비아타' 줄거리
주요 등장인물은 사교계의 꽃이었던 비올레타, 중산층의 젊은 정년 알프레도 제르몽, 알프레도의 아버지 조르조 제르몽, 그 외에 비올레타의 친구 플로라 베르부아, 하녀 아니나, 알프레도의 친구 가스통자작, 비올레타의 후원자 두폴남작 등이 있습니다.
1막
파리에 있는 비올레타의 집에서 화려한 파티가 열립니다. 사교계의 많은 사람들이 파티에 모이는데 그 속에는 가스통 자작이 데리고 온 알프레도도 있습니다. 알프레도는 1년 동안 비올레타를 짝사랑하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새로운 손님인 알프레도에게 건배사를 청하고, 알프레도는 비올레타, 그리고 파티에 모인 사람들과 함께 'Brindish 축배의 노래'를 부르며 즐겁게 파티를 시작합니다. 사람들이 춤을 추며 파티를 즐기고 있는 새, 얼마 전부터 폐병을 앓기 시작한 비올레타는 현기증을 느껴 혼자 방에 남게 됩니다. 멀리서 비올레타를 지켜보던 알프레도는 그런 비올레타가 걱정이 되어 비올레타가 혼자 있는 방으로 들어옵니다. 알프레도는 'Un di felice eterea 언젠가 아름답던 날'이라는 아리아를 부르며 비올레타의 방탕한 생활을 충고하며 오랫동안 품어온 사랑의 마음을 고백합니다. 그런 알프레도를 순진한 청년이라고 말하며 가슴에 있는 동백꽃을 주며 자신의 지금의 생활이 좋다고 말합니다. 파티가 끝난 뒤 사람들이 모두 돌아가고, 비올레타는 혼자 남게 되자 파티에서 자신에게 고백했던 알프레도를 떠올리며 자기도 사랑에 빠진 것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이미 망가진 자신의 삶에 절망하는 노래로 'E strano!..... Sempre livera 이상하다!.... 언제까지나 자유롭게'를 부릅니다. 그러다 비올레타는 결심을 하고 파리의 화려한 생활을 청산하고, 알프레도와 함께 할 것을 결심합니다.
2막 1장
사람들의 눈을 피해 파리근교의 별장에서 알프레도와 비올레타는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벌이가 없던 알프레도를 대신해 비올레타는 그동안 모았던 재산을 팔아 생활비를 쓰고 있었습니다. 이를 알게 된 알프레도는 돈을 마련하기 위해 파리로 가게 됩니다. 그 사이 알프레도의 아버지 조르조 제르몽이 비올레타를 찾아오게 됩니다. 아들이 천한 신분의 여자와 사랑에 빠져 살고 있는 게 못마땅하고, 딸의 혼담이 아들의 나쁜 염문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을 염려하여 둘의 관계를 반대합니다. 그는 비올레타의 순수한 사랑에 감명을 받지만, 사랑하는 아들과 딸을 위해 자신의 아들과 헤어져 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알프레도를 진정으로 사랑한 비올레타는 굳은 결심을 하고 알프레도에게 편지를 남기고 다시 파리로 다시 돌아갑니다. 파리에서 돌아와 편지를 받아 읽은 알프레도는 비올레타가 자신을 배신했다고 생각하고 절망과 분노에 쌓이게 됩니다. 이때 아버지가 들어와 명예를 회복하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자며 'Di Provenza il mar, il suol 프로방스의 바다와 대지'라는 절절한 부성노래합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권유를 뿌리치고, 비오레타를 오해해 복수심으로 가득 차 비올레타를 쫓아 파리로 가게 됩니다.
2막 2장
비올레타의 친구 플로라의 화려한 집에서 가면무도회가 열립니다. 사교계의 많은 사람들이 그 집으로 들어옵니다. 그 속에는 알프레도 있습니다. 이어서 비올레타가 돈 많고 나이 많은 두폴남작과 함께 무도회에 옵니다. 잔뜩 화가 난 알프레도는 도박을 하며 돈을 엄청 따게 됩니다. 사랑에는 실패했지만 도박에서는 이겨 돈을 따면 아름다운 여자를 사서 고향으로 갈 거라며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합니다. 이 말에 가슴이 아프지만 진실한 마음을 숨기고 알프레도를 따로 불러 자기를 두고 돌아가라고 애원을 합니다. 알프레도는 비올레타에게 왜 자기를 배신했냐며 원망하고, 비올레타는 그런 알프레도를 확실하게 단념시키기 위해 두폴남작을 사랑하게 되었다며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합니다. 이에 화가 난 알프레도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도박에서 딴 돈을 그녀에게 던지며 모욕을 주자 많은 사람들이 알프레도의 무례한 행동을 비난하고, 비올레타는 파티장에서 쓰러지게 됩니다. 이때 아버지 제르몽이 나타나 아들의 무례함을 꾸짖고, 자신의 충고로 비올레타가 알프레도를 떠나게 되었다고 이야기를 해줍니다.
3막
비올레타의 집에서 비올레타는 병상에 누워있습니다. 밖은 카니발로 시끌벅적하지만 병상은 침울하기만 합니다. 병상 옆에 비올레타를 간호하며 졸고 있는 하녀에게 의사가 들어와 비올레타가 오래 살지 못할 거라고 귀띔을 해줍니다. 비올레타는 제르몽에게서 온 사과와 감사의 편지를 읽고 안도하지만 얼마 살지 못할 자신의 처지에 허망함을 느끼고 슬픔에 빠집니다. 모든 오해가 풀린 알프레도는 다시 비올레타를 찾아와 사과하며 다시 파리를 떠나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자며 'Parigi, O cara 파리를 떠나서'의 이중창을 함께 부르며 마지막 희망을 노래합니다. 제르몽까지 비올레타를 찾아와 용서를 구하지만 모든 것이 이미 늦어버렸습니다. 비올레타는 알프레도에게 자신의 초상화를 남겨주며 'Prendi, quest'e l'immagine 초상화를 받아주세요'를 부르며 착한 여자를 만나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라는 유언을 남기고 숨을 거두고 맙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 오페라는 자신이 직접 겪은 주변의 이야기를 담고자 했습니다. 또한 사회적 약자의 외로움과 슬픔을 이야기하고 싶어 했습니다. 작가인 뒤마와 베르디는 주인공들은 소박한 행복을 느끼며 살기를 원했지만 보수적인 사회는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라 트라비아타'는 화려한 '축배의 노래'로 시작해 어둡고 슬픈 선율의 음악으로 끝을 맺음으로 그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았기에 세기를 넘어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오페라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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