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아' 작곡 배경
헨델은 같은 해에 태어난 바흐와 함께 바로크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입니다. 바로크시대뿐만 아니라 클래식 음악 역사를 통틀어서도 대표적인 작곡가로 심지어 아시아 지역에서는 바흐를 음악의 아버지, 헨델을 음악의 어머니로 말하기도 합니다. 헨델과 바흐는 같은 독일 출신이기도 했지만 두 사람의 음악적 행보는 많이 달랐습니다.
대대로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난 바흐는 두번의 결혼으로 20명의 자녀를 둔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했기에 평생 궁정이나 교회의 소속 음악가로 예배, 행사 등을 위한 음악을 끊임없이 작곡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칸타타, 미사곡 등 바흐가 작곡한 성악곡은 종교음악이 주를 이룹니다.
헨델은 독일에서 태어났지만 이탈리아를 거쳐 결국 영국으로 귀화하여 영국에서 활동을 하였습니다. 주로 이탈리아 오페라작곡가로 유명해졌고, 당시 런던에서 이탈리아 오페라를 공연하고, 보는 것이 유행이었기에 헨델은 성공을 거두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헨델은 작곡만 한 것이 아니라 오페라를 직접 제작도 하고 투자도 하는 사업가였습니다. 이 모든 것이 계속 성공적이었으면 좋았으련만, 주역 카스트라토(변성기 전에 거세한 남성가수로 여성 음역대의 노래를 하는 가수)들의 엄청나게 비싼 출연료와 무대 의상 등의 제작비를 감당하기가 힘들어졌고, 영어로 된 서민들을 위한 오페라로 유행이 바뀌어 가는 바람에 헨델은 파산을 하고 맙니다. 설상가상으로 뇌출혈로 건강까지 나빠져 최악의 상황에 빠져버렸습니다. 하지만 의지력과 열정이 대단했던 헨델은 온천을 하면 건강이 좋아질 수 있다는 의사의 조언을 듣고, 온천에서 열과 성을 다해 투병을 하며 건강을 회복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아일랜드 더블린의 자선 음악단체 '필하모니아 협회'에서 헨델에게 새로운 작품 의뢰를 하게 됩니다. 그 때 받은 대본이 헨델의 친구인 찰스 제넨스가 쓴 '메시아'의 대본이었습니다. 사실 대본이라기보다는 구약성경의 이사야, 학개, 스가랴, 말라기 선지자들이 전한 메시아의 출현 예언을 기록한 '예언서'와 '시편', 신약성경의 예수님의 활동을 기록한 마태, 누가, 요한복음의 '복음서'와 '바울 서신', 부활과 찬양에 대한 '요한 계시록' 등 성경의 여러 구절을 따서 구성한 것이었는데, 그 구성이 아주 훌륭하였습니다. 이 대본을 읽은 헨델은 감명을 받아 오라토리오의 형식으로 곡을 썼습니다. 오라토리오는 종교적인 극음악을 말하는데 독창, 합창, 오케스트라에 의해 무대 위에서 연주되지만 오페라와 달리 의상, 무대장치, 연기를 하지 않고, 등장인물들이 부르는 노래 가사와 음악을 통해 극의 줄거리를 전달하는 음악입니다.
'메시아'는 공연시간이 2시간 30분에 이르는 작품입니다. 곡은 총 3부로, 서곡 포함 총 53곡, 354페이지로 되어있는데, 헨델은 이런 대곡을 1741년 8월 22일부터 9월 14일까지 불과 24일만에 완성을 하였습니다. 거의 먹지도, 잠을 자지도 않고 작곡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음악인생의 대부분을 세속적인 오페라를 작곡하여 성공을 거두었지만, 현대에까지 전해지는 걸작은 종교음악이었습니다.
초연은 작품을 완성한 다음해인 1742년 4월 13일 더블린에서 헨델의 지휘로 공연되었습니다. 마지막 리허설이 일반인들에게 미리 공개되어 엄청난 호평이 쏟아지고 있었던 터라 입장권은 매진이 되었고, 관객들이 음악을 들으러 올 때에는 당시 부인들에게 유행이었던 후프(치마를 퍼지게 만드는 버팀 살) 착용을 금지시키고, 신사들은 칼을 차지 못하게 하였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원래 600석의 공연장에 700명이 공연을 볼 수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물론 초연은 대성공이었습니다. 언론과 관객들은 극찬을 쏟아내고 벼랑 끝에 있던 헨델은 다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런던에서의 초연은 더블린 초연의 다음 해인 1743년 3월 23일 코벤트가든 왕립오페라 극장에서 열렸는데, 2부 마지막 곡인 '할렐루야'의 코러스가 시작되자 관람 중이던 영국의 국왕 조지 2세가 자리에서 갑자기 벌떡 일어나 관객들도 모두 기립하는 일화는 유명합니다. 이 선례는 아직까지도 메시아가 연주될 때 2부 마지막 '할렐루야'가 시작되면 관객들이 함께 기립하는 것이 관습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영국 왕이 공연 관람을 했다는 확실한 증거도 없고, 공연 집중에 방해가 되어 일어서지 않는 게 더 낫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후 여러차례 헨델의 지휘하에 '메시아'를 연주하였는데, 수익금은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자선음악회가 주를 이루었다고 합니다. 1759년 4월 6일 런던의 코벤트 가든에서 거의 시력이 없어진 아픈 몸을 이끌고, 마지막 지휘를 하였고, 3부 마지막 곡인 '아멘' 코러스가 끝나자 쓰러졌다고 합니다. 일주일 후인 4월 14일 금요일 밤, 헨델은 74세의 나이로 하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메시아' 내용
'메시아(Messiah)'는 히브리어로 '기름 부음을 받은 자' 즉, '구세주'를 의미하며, 곧 예수 그리스도를 말하는 것입니다.
헨델의 친구인 할스 제넨스(Charles Jennens)성경을 바탕으로 쓴 '메시아'의 대본의 가사는 거의 성경구절을 반복하는 형식으로 되어있습니다. 내용은 메시아, 즉 예수의 일생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총 3부 16장면으로 나뉘어있는데, 1부 '예언과 탄생'을 주제로 5장 21곡 , 2부 '수난과 속죄'의 내용으로 7장 23곡, 3부 '부활과 영생'의 4장 9곡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초연은 부활주간에 공연되었지만 최근에는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대림절 동안 교회뿐 아니라 연주회로 주로 무대에 올려지고 있습니다.
제1부 - 프롤로그, 발단
1장: 이사야서를 통한 구원의 예언
- 서곡
- Comfort ye my people (tenor) 내 백성을 위로하라
- Ev'ry valley shall be exalted (tenor) 모든 골짜기가 높아지리라
- The glory of the Lord (chorus) 주의 영광
2장: 심판이 온다
5. Thus saith the Lord of hosts(bass) 만군의 주가 말씀하신다
6. But who may abide the day of His coming(alto) 그가 오시는 날 누가 당해내랴
7. And he shall purify (chorus) 깨끗게 하시리라
3장: 그리스도의 탄생에 대한 예언
8. Behold, a vergin shall conceive (chorus) 보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9. O thou that tellest good tidings(Alto & chorus) 오 기쁜 소식을 시온에 전하는 자여
10. For behold, darkness shall cover(bass) 보라 어둠이 땅을 덮으며)
11. The people that walked in darkness (bass) 어둠에 행하던 백성이)
12. For unto us a Child is born (chorus) 우리를 위해 나셨네/우리를 위해 한 아기 나셨다)
4장: 목자들의 수태 고지
13. Pifa(Pastoral Symphony) 시실리아 목가
14. There were shepherds abiding in the fieles (soprano) 어느 날 밤 양치는 목자들이
And lo, the angel of the lord came upon them 보라 주 천사가 저들에게 나타나
15. And the angel said unto them (soprano) 그리고 천사들이 저들에게 이르길
16. And suddenly there was with the angel (bass) 홀연히 천군 천사가 나타나
17. Glory to God in the highest(chorus) 주께 영광
5장: 그리스도의 치유와 구원
18. Rejoice greatly, O daughter of Zion(soprano) 오 시온의 딸아 크게 기뻐하라
19. Then shall the eyes of the blind (alto) 그때에 소경의 눈이 밝아지며
20. He shall feed his flock (soprano & alto) 주는 목자요
21. His yoke is easy, his burthen is light(chorus) 그 멍에는 쉽고 그 짐은 가벼워
제2부 - 전개, 그리스도의 수난과 대속
1장: 그리스도의 수난
22. Behold the Lamb of God(chorus) 보라 주의 어린양
23. He was despised(alto) 주는 모욕 받으셨네
24. Surely, He hath borne our griefs(chorus) 진실로 주는 우리의 슬픔 맡으셨네
25. And with his stripes we are healed (chorus) 채찍 맞아 고치시네
26. All we like sheep have gone astray (chorus) 우리는 양 떼 같이 헤매었네
27. All they that see him(tenor) 주를 보고 비웃었네
28. He trusted in God (chorus) 그는 하나님을 믿으니
29. Thy rebuke hath broken his heart(tenor) 저들 비웃음에 주님 마음 상하셨네
30. Behole, and see if there be any sorrow(tenor) 보라 주님의 이 서러움)
2장: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31. He was cut off of the land(tenor) 산자들의 땅에서 끊어지셨네
32. but thou dedst not leave his soul(tenor) 하나님이 주의 영을 지옥에서 구하셨네
3장: 그리스도의 승천
33. Lift up your heads, O ye gates(chorus) 문들아 너의 머리를 들라
4장: 그리스도의 천국 잔치
34. Unto which of the angels(tenor) 하나님이 어느 천사에게 말씀하셨나?
35. Let all the angels of God worship him(chorus) 저 모든 천사 주께 경배하라
5장: 복음 전파의 시작
36. Thou art gone up on high(alto) 주님께서 높이 오르셨네
37. The Lord gave the word(chorus) 주님 말씀하셨네
38. How beautiful are the feet(soprano) 오 아름다운 그 발이여
39. Their sound is gone out into all lands(tenor) 저들의 소리 온 누리에 퍼져나갔네
6장: 복음에 대한 세상의 거부
40. Why do the nations so furiously rage(bass) 어찌하여 열방이 분노하며
41. Let us break their bonds asunder(chorus) 우리는 그 결박을 끊어 버리자
42. He that dwelleth in heaven(tenor) 하늘에 계신이가 웃으심이여
7장: 하나님의 완전한 승리
43. Thou shalt break them(tenor) 주님께서 철장으로
44. Hallelujah(chorus) 할렐루야
제3부 - 결말
1장: 영원한 생명의 약속
45. I know that my Redeemer liveth(soprano) 내주는 살아계시니
46. Since by man came death(chorus) 사람으로 인하여 죽음 왔으니
2장: 심판의 날
47. Behole, I tell you a mystery(bass) 보라 이 심오한 진리를 들으라
48. The trumpet shall sound(bass) 나팔이 울리리라
3장: 죄악에 대한 마지막 정복
49. Then shall be brought to pass(alto) 성경의 말씀이 이루어지리라
50. O death, where is thy sting?(alto & tenor) 오 죽음아 네 독침은 어디에 있느냐?
51. But thanks to God(chorus) 하나님께 감사드리자
52. If God be for us(soprano & alto) 주 하나님께서 늘 함께하시니 누가 대적하리오
4장: 메시아에게 영광과 찬송을
53. Worthy is the Lamb that was slain(chorus) 죽임 당하신 어린양; Amen.(chorus)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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