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베르트 가곡집 "백조의 노래" 작곡 배경
가곡집 "백조의 노래(Schwanengesang)"는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Die Schöne Müllerin)", "겨울나그네(Winterreise)"과 함께 프란츠 슈베르트(Franz Schubert)의 3대 가곡집이자 마지막 가곡집입니다. 슈베르트가 세상을 떠난 1828년에는 주로 기악곡과 대규모 성악곡을 작곡하고 있었는데, 그 해 8월 슈베르트는 가곡을 작곡하고 싶은 욕구를 강렬하게 느꼈습니다. 슈베르트가 1828년에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작곡한 가곡 14곡을 묶어서 빈의 악보출판업자 토비아스 하슬링어가 1829년에 출판하였습니다. 백조는 죽기 직전에 단 한 번 운다는 전설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해 슈베르트의 마지막 가곡들을 엮어 "백조의 노래"라는 제목을 붙였습니다. "백조의 노래"는 총 14곡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중 1번에서 7번 곡은 루드비히 렐슈타프(Ludwig Rellstab)의 시들에, 8번에서 13곡은 하인리히 하이네(Heinrich Heine)의 시들에 곡을 붙였습니다. 마지막 14번 곡 "비둘기 전령 Die Taubenpost"는 요한 가브리엘 자이들(Johann Gabriel Seidl)의 시를 바탕으로 하였습니다. 이 중 렐슈타프의 시 몇 개는 슈베르트가 존경했던 베토벤이 작곡하려다 못한 것이라고 합니다. 슈베르트는 베토벤의 뜻을 받아 작곡했기에 그 어떤 작품보다 의미를 두었을 것입니다. 렐슈타프의 시는 주로 자연과 사랑의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고, 하이네의 시는 이별과 인간의 운명을 이야기합니다. 마지막곡은 편지를 나르는 비둘기를 노래합니다. 가곡집 "백조의 호수"는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 "겨울나그네"와 달리 스토리가 있는 연가곡은 아닙니다. 각 곡이 서로 다른 주제와 분위기를 가지고 있지만, 사랑과 이별, 인간의 운명에 대한 슈베르트의 깊은 감정이 담겨 있습니다.
"백조의 노래" 내용
제1곡 사랑의 심부름꾼 Liebesbotschaft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전해달라고 반짝이는 시냇물에게 부탁하는 노래입니다. 반주는 졸졸 흐르는 시냇물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제2곡 병사의 예감(豫感) Kriegers Ahnung
처음 시작은 마치 오페라의 레치타티보처럼 시작하다 8분의 6박자의 노래로 극적으로 변합니다. 소박하면서도 복잡한 가곡인데 전쟁터에 나간 군인이 고향의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노래입니다.
제3곡 봄의 동경 Frühlingssehnsucht
경쾌한 반주에 경쾌하고 밝은 아름다운 노래입니다. 훈훈한 기분이 자연스럽게 편안한 느낌을 주면서도 가사는 사랑의 아픔을 노래합니다. 마지막 절이 조금 변한 5절의 유절가곡입니다.
제4곡 세레나데 Ständchen
슈베르트 가곡 중에 가장 유명한 노래 중 하나입니다. 세레나데는 밤에 사랑하는 사람의 집 앞(창문 밑)에서 연인에게 바치는 사랑의 노래입니다. 반주는 기타 소리를 묘사하고, 감미로움 일색으로 기품이 있는 노래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세레나데 중의 최고라 할 수 있는 유절가곡입니다.
제5곡 나의 잠들 자리 Aufenthalt
제목의 본래 뜻은 '영혼의 안식처'라는 뜻입니다. 파란 많은 인생과 눈물 마를 날 없는 고통을 노래한 것인데, 매우 극적인 표정을 담은 비통한 곡으로서 슈베르트 연구가 휭크가 소름이 끼칠 만큼 전율을 자아낸다고 말한 극적인 가곡입니다. 3부 형식의 통작가곡입니다.
제6곡 먼 나라에서 In der Ferne
타향에서 고향을 그리는 향수를 노래로 원시는 재미있는 각운이 있습니다. 노래 자체는 소박하지만 구석구석에 감정이 배어 있어서 아주 정취가 깊다. 특색 있는 전주는 곡 간주로도 두 번 나타납니다.
제7곡 작별 Abschied
렐슈타프의 시에 작곡한 마지막 곡으로 즐겁고 행복한 추억이 있는 거리와 작별을 고하는 노래입니다. 그와 함께 희망에 부푼 출발을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리드미컬 한 반주는 희망을 가진 마음이거나 말발굽 소리를 표현하는 듯합니다.
제8곡 아틀라스 Der Atlas
하이네의 시집 '귀향'의 제27번 시입니다. 아틀라스는 그리스 신화의 인물로 티탄족(거인족)의 반역에 가담한 벌로 하늘과 땅이 갈라지는데 서서 하늘을 항상 이고 살아야 하는 운명이 주어집니다. 가곡 반주의 거장 제랄드 무어(Gerald Moore)는이 곡은 아틀라스 마음의 고뇌를 노래하는 비극적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이곡을 노래하려면 웅장하고 깊이 있는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피아노 반주도 더욱 극적으로 두드러진 모습이 보이는 통작형식의 가곡입니다.
제9곡 그녀의 초상(肖像) Ihr Bild
하이네의 시집 '귀향'의 26번째 시로 하이네의 시집에서는 '아틀라스' 앞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음을 극도로 줄인 완벽한 작품입니다. 반주가 노래와 같은 음으로 움직이며 한 폭의 그림처럼 정감을 가득 담은 노래입니다. 사랑을 잃은 남자가 옛 연인의 초상을 바라보며 조용히 노래합니다.
제10곡 어부의 딸 Das Fischermädchen
하이네 시집 '귀향'의 8번째 시에 붙인 가곡으로 8분의 6박자의 뱃노래풍의 밝고 아름답고 노래입니다. 중간 부분에서 조바꿈이 되는 단순한 3부 형식의 노래입니다.
제11곡 도시 Die Stadt
하이네의 시집 '귀향'의 19번째 시로 시각적인 인상과 심리적인 깊이가 함께 깃든 노래입니다. 멜로디 라인도 아름답지만 피아노 반주가 아주 독창적입니다. 잔잔한 물결 같은 7화음의 아르페지오가 반복되어 극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제12곡 바닷가에서 Am Meer
하이네의 시집 '귀향'의 16번째 시로 슈베르트의 작품 가운데서 최고의 걸작 중 하나입니다. 바닷가에서 사랑의 추억을 노래하는데, 시도 슬프고 아름답지만 노래도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습니다. 음산한 느낌의 불협화음의 울림으로 음악이 시작되고, 노래가 시작되면 피아노가 같은 음(유니즌)으로 조용히 따라갑니다. 그러다 뒤이어 나타나는 pp(피아니시모)의 트레몰로는 파도소리를 표현하는 듯합니다.
제13곡 나의 그림자 Der Doppelgänger
하이네의 시집 '귀향'의 23번째 시로 본래의 뜻은 ‘분신(分身)’ 또는 ‘제2의 나’라는 의미입니다. 거의 레치타티보 같은 노래와 놀라울 만큼 절묘한 효과를 가진 화음뿐 인 반주로 이루어져 있는 소름 끼칠 정도의 처절한 노래입니다. 섬뜩하고 을씨년스러운 느낌은 시에서 느끼는 불길함에 더하고 있습니다.
제14곡 우편비둘기 Die Taubenpost
자이들의 시에 작곡한 이 곡은 다른 13곡보다 2개월 뒤인 10월에 작곡되었다. 이 곡을 작곡 한 뒤 슈베르트는 곧바로 병상에 누워 버렸고, 이 노래가 그의 마지막 작품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노래야말로 문자 그대로 슈베르트의 백조의 노래가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뛰어난 걸작인데도 불구하고 앞의 노래들에 밀려 빛을 보지 못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노래로 반주의 경쾌한 리듬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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