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토스카 작곡배경
오페라 토스카는 프랑스 극작가 빅토리앙 사르두 (Victorien Sardou, 1831~1908)의 희곡을 기반으로 한 오페라로 1889년 작곡가 푸치니가 밀라노에서 이 연극을 보고 극적인 스토리에 감명을 받아 오페라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주세페 자코사(Giuseppe Giacosa)와 루이지 일리카(Luigi llica)가 대본을 썼습니다. 토스카는 1800년 로마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나폴레옹은 프랑스 대혁명 이후 위기감을 느낀 유럽 각국에 자유주의를 전파시킨다는 명목하에 여러 나라들을 침략하고 점령하였습니다. 1798년 이탈리아 로마를 점령하고 공화국으로 선포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다음 해인 1799년 나폴레옹이 이집트 원정을 떠난 사이 오스트리아, 러시아, 영국 연합군이 로마를 공격하고, 나폴레옹에 의해 밀려났던 전제군주제 옹호론자들이 다시 로마를 차지하게 되어, 1년 만에 밀려난 로마공화당의 자유주의자들은 지하조직을 만들어 투쟁을 계속하게 됩니다.
오페라 토스카는 그런 혼란 속의 로마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특이하게 정확한 날자까지 명시되어 있는데, 나폴레옹이 이탈리아를 공격한 마렝고 전투가 끝난 3일 뒤, 1800년 6월 17일에서 다음날 새벽까지 하룻밤 사이에 일어나는 사건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등장인물들이나 에피소드는 허구의 이야기이지만, 역사적 배경과 장소 등은 너무나 명확하기에 박진감 넘치고 사실적으로 스토리를 전달하는 이탈리아의 대하드라마로서의 특징을 가지며, 베르스모(사실주의) 오페라의 대표작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오페라 토스카 줄거리
토스카는 요즘 같으면 인기 여배우이자 아이돌 가수 급의 당대 최고의 성악가입니다. 그녀와 산 아드레아 델라발레 성당의 벽화를 그리는 당대의 유명화가인 카바라도시는 서로 사랑하는 연인관계입니다. 전제군주의 충성스러운 경찰청장인 빌런 스카르피아는 토스카를 짝사랑하고 있는데 그녀를 차지하기 위해 카바라도시를 어떻게 처단할지 오래전부터 궁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 시기는 시대적으로 귀족 사회와 자유주의 사회의 접점에 있었습니다. 스카르피아는 권력형 인물이고, 카바라도시와 토스카는 예술가이자 자유주의형 인물입니다. 토스카는 생각도 하지 않지만 스카르피아는 토스카를 권력을 이용해서 강제로라도 차지하고 싶어 합니다. 토스카는 아름답고, 누구나 우상으로 바라보는 그런 여인입니다. 스카르피아의 남자로서의 열정이 그녀를 향해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카바라도시를 경쟁상대로 인식하고 토스카를 궁지로 몰아서 자신을 선택하게 하려 온갖 계략을 생각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카바라도시를 잡아넣을 수 있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나폴레옹이 로마를 점령해서 공화국으로 있었던 1년 동안, 로마를 통치한 7명의 공화당 수장 중 한 명이었던 안젤로티가 탈옥하여 카바라도시가 벽화를 그리고 있는 성당 안으로 숨어 들어옵니다. 그런 줄도 모르고 카바라도시는 자기가 그리고 있는 금발의 푸른 눈의 성모마리아 벽화를 보며 눈과 머리 색깔은 달라도 그 아름다움과 느낌은 마치 토스카를 연상시킨다며 토스카를 향한 사랑의 마음을 담은 ‘Ricondita armonia 오묘한 조화’를 노래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장점이나 능력을 드러내고 인정받고 싶어 합니다. 이미 유명한 화가로써 성당의 벽화를 그리는 영광을 안고 작업을 하고 있지만, 스스로가 그린 그림을 보고, 스스로를 과시하고 싶은 욕구가 그 속에는 존재합니다. 또한 자신의 일을 승화시켜 연인을 사랑하는 마음을 그 속에 담아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화가 카바라도시는 옛 정치적 동지인 안젤로티를 성당에서 발견하고 자신의 별장에 숨겨주려 합니다. 그러던 중 토스카가 애인 카바라도시와 저녁 약속을 잡기 위해 성당에 들려 벽화 속 성모마리아를 보며 모델이 누구냐며 은근한 질투심을 드러내지만 카바라도시의 고백에 의심을 거두고 공연을 위해 궁으로 갑니다. 카바라도시가 안젤로티를 숨겨주기 위해 그를 후작부인으로 변장시켜 함께 별장으로 간 사이, 스카르피아가 안젤로티를 찾아 성당으로 옵니다. 거기서 성당지기로부터 안젤로티의 여동생인 앗따반띠 후작부인의 집안의 소성당의 문이 열려있고, 빵바구니가 비어 있는 등 이상한 기운에 대해 이야기를 들은 스카르피아가 후작부인의 부채가 떨어져 있는 것을 보고, 여러 가지를 수상히 여기고 평소 흠모했던 토스카를 차지하기 위해 계략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 사이 토스카가 다시 성당에 나타나자 스카르피아는 그녀에게 후작부인의 부채를 보여주며 카바라도시를 의심하게 하고, 토스카가 화를 내며 성당을 떠나자 카바라도시를 찾기 위해 토스카에게 미행을 붙입니다.
성당에서는 나폴레옹이 마렝고 전투에서 패배했다는 소식(잘못된 오보)에 주님을 찬양한다는 뜻의 ‘Te Deum 테데움’의 성가대의 노래 소리가 들리고, 결국 카바라도시를 제거하고 토스카를 차지하겠다는 ‘Va Tosca! 가라 토스카’라는 스카르피아의 노래로 1막이 끝납니다. 여기서 푸치니는 선과 악을 적나라하게 대치하여 표현하였습니다. 나폴레옹의 군대와 군주주의를 선과 악으로 나눌 수는 없지만, 스카리피아의 편이 이겼다는 잘못된 소식에 ‘주님을 찬양하라’는 라틴어의 성가와 반역자 안젤로티와 자기가 사랑하는 토스카 둘을 다 잡겠다며 악의 야욕을 드러내는 두 음악이 오묘하게 조화를 이루어 상반되는 느낌을 극대화합니다.
장면이 바뀌어 파르네제궁 안 경찰청장 스카르피아의 집무실에서 2막이 시작됩니다. 스카르피아는 부하들이 토스카의 뒤를 밟아 안젤로티를 잡아올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그를 숨겨준 것으로 생각되는 카바라도시만 잡아와서 안젤로티의 행방을 추궁하지만 답하지 않자 별실로 데려가 고문하기 시작합니다. 카바라도시가 고문에도 불구하고 안젤로티와 의리를 지키는 사이 하인이 토스카를 자신의 집무실로 데리고 옵니다. 스카르피아는 일부러 카바라도시가 고문받고 고통스러워하는 소리를 토스카가 듣게 합니다. 사랑하는 애인이 고통으로 울부짖는 소리를 듣고 괴로워하던 토스카는 스카르피아에게 안젤로티의 행방을 알려줍니다. 카바라도시는 그런 토스카를 원망합니다. 때마침 전령이 와서 나폴레옹이 마렝고 전투에서 승리했다는 소식을 전하자 카바라도시는 스카르피아를 비웃고, 승리의 기쁨을 외치자 스카르피아는 카바라도시에게 범인은닉죄를 물어 부하들에게 처형하라 명합니다. 여기에 카바라도시와 스카르피아 두 남자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기싸움이 여실히 느껴집니다. 토스카에 대해서는 사랑하는 연인 사이인 카바라도시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자신감이 있지만 그의 목숨줄을 잡고 있는 스카르피아의 권력적 자신감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 팽팽한 긴장감과 애타는 토스카의 마음을 잘 느낄 수 있는 지점입니다.
토스카는 카바라도시를 구하기 위해 뇌물을 주겠다고 하지만 스카르피아는 하룻밤을 자기와 보내면 풀어주겠다고 하자 괴로움에 몸부림치며 착하게 잘 살아온 자신에게 왜 이런 시련과 고통을 주시는가 하며 ‘ Vissi d'arte, vissi d'amore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를 부릅니다. 토스카는 이 모든 상황이 다 엄청난 상처입니다. 그 속에서 연인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희생과 헌신의 사랑을 발현하며 몸부림을 치는 것입니다. 카바라도시를 구하고 안전한 곳으로 빠져나가 현실의 편안함을 찾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것이 행복임을 고통 속에서 뼈저리게 더 깨닫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안젤로티가 결국 자살했다는 소식이 오고, 토스카는 카바라도시를 구하기 위해 스카르피아에게 몸을 허락하겠다고 약속을 하는 대신 이탈리아를 떠날 수 있는 통행증을 발급해 달라고 합니다. 스카르피아가 통행증을 쓰는 사이 토스카는 테이블 위에 있던 칼을 발견하고 몰래 숨깁니다. 스카르피아가 토스카를 안으려 하자 토스카는 숨겨두었던 칼로 그를 찔러 죽이고 통행증을 빼앗아 카바라도시에게 달려갑니다. 이렇게 자신의 몸도 지키고, 사랑하는 연인도 구할 수 있다고 희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성 안젤로 성의 감옥 광장에서 3막이 시작됩니다. 카바라도시는 처형을 기다리며 토스카에게 전할 편지를 쓰면서 그녀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절망을 노래하는 ‘E lucevan le stelle 별은 빛나건만’을 부르며 오열합니다. 카바라도시는 더 이상 미래의 희망을 가질 수 없는 최악의 절망의 상황입니다. 절망 속에서 부르는 이 노래가 이토록 아름다운 것은 절망 속에 떠오르는 사랑의 추억은 더욱 찬란하고,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그 순간 토스카가 찾아와 자기가 스카르피아를 죽였고, 처형은 연기로 하는 거짓 총살이니 안심하라고 말해 줍니다. 토스카와 카바라도시는 함께 도망가 자유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에 차 있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극과 극의 상황의 롤러코스트를 타는 두 사람은 최악의 절망 속에 비친 희망이라 현실을 의심할 이유가 없습니다. 거짓 총살형으로 알고 있는 사형이 집행됩니다. 하지만 그것은 진짜 총살형으로 카바라도시가 총에 맞아 죽어버립니다. 스카르피아가 죽기 전 토스카를 속인 것이었습니다. 뒤늦게 스카르피아가 죽은 것을 발견한 부하들이 토스카를 잡으러 오고, 절망에 빠진 토스카는 ‘사랑하는 카바라도시, 당신을 따라갑니다!’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분노에 차서 ‘스카르피아, 하늘의 심판대에서 만나자!’라고 외치며 성 꼭대기에서 뛰어내리며 오페라는 끝이 납니다. 오페라 토스카는 내용이 너무 비극적인 이어서 그 속의 음악은 오히려 너무 아름답습니다.
에피소드
오페라 '토스카'는 드라마틱한 장면이 많은 내용라서인지 공연 중에 황당한 일들이 자주 발생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는 자신이 연기하는 토스카 역할에 너무 몰입하여, 공연 중에 스카르피아 역할인 티토 곱비를 실제로 칼로 찔렀던 일이 있었습니다.
또, 과도한 안전장치 때문에 3막에서 토스카가 무대 아래로 뛰어내린 후 다시 튀어오르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고, 총을 사용하는 장면에서 공포탄에 화상을 입은 성악가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단연 독특했던 사건은, 필요 없는 3막의 병사 역할을 아르바이트로 고용한 일입니다. 연출가는 병사들을 합창단에서 뽑지 않고, 노래를 할 필요가 없는 아르바이트로 고용했어요. 그러나, 너무 급하게 고용한 탓에, 병사들에게 3막 직전에 정확한 지시를 내리지 못하여 병사들에게 남자 주인공을 쏘고, 이후 주인공을 따라 퇴장하면 된다고 이야기를 하였는데 결국 병사들은 무대에서 헷갈려서 여자 주인공인 토스카를 향에 쏘고, 뛰어내리는 토스카 역의 소프라노를 따라 같이 뛰어내려 관중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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